“야, 오지오.”
“왜. 오나전.”
“아니 뭐~ 다른 건 아니고 내가 특별히 선물을 하나 줄까 하고.”
“필요 없어.”
이 새끼가 뭘 잘못 먹었나.
지오는 자신의 정색에 능글맞게 말하는 오나전을 보고 질색했다.
“그러지 말고. 요즘 아빠가 너희 형한테 자주 전화하더라. 스트레스 받는 거 알아. 그래서 힘내라고.”
그리고 책상 위로 쓱 내밀어 떨어뜨린, 치킨가게 쿠폰 열 장.
이 새끼가...!!
눈에 순식간에 열이 올라 지오는 두 눈을 부릅뜨고 오나전의 멱살을 잡아채려고 손을 뻗었다.
“야, 야! 안 돼!”
“아 오지오, 오나전이 존나 재수 없지만 종 쳤어! 선생님 들어온다고!!”
“아, 씨발, 상관없어!! 오나전 이 씹새끼 이리 안 와!!!”
“이러다 너만 혼나! 야, 뭐 해! 말려!!”
쿠당탕 소리를 내며 넘어가는 책상을 걷어차고 온몸을 끌어당겨 막아서는 손길을 뿌리치며 오나전을 향해 손을 내질렀지만 닿지 않는 한 뺨.
그 딱 한 뺨 뒤에 서서 실실 웃는.
웃고 있는.
빠드득 갈리는 이 사이로 드글대는 울분이 갈가리 찢겨 터졌다.
*
불타는 것 같은 엉덩이를 조심스럽게 의자에 붙이며 지오는 한숨을 쉬었다.
방해를 뿌리치고 마침내 오나전의 멱살을 잡아 쥐었지만 시끄러운 소리에 서둘러 문을 열어젖힌 담임으로 인해 그 재수 없는 얼굴을 기어코 갈기지 못하고 끌려 나갔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늦게 열렸으면.
“으으으,”
속이 끓어 절로 앓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지오는 교복 넥타이를 잡아서 끌어내리며 던져놓은 가방을 끌어당겼다.
반성문은 없지만 폭탄처럼 터진 숙제들이 있었다.
제대로 해 가지 않으면 오늘의 연장전을 치르게 될 터였다. 문제는 하교할 때 제 옆을 태연한 얼굴로 지나던 오나전 새끼 때문에 복장이 터져 책들을 대충 집히는 대로 챙긴 탓에 제대로 챙겼는지 확실치 않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필통과 교과서는 제대로 있었다. 노트도... 챙겼고. 그런데 프린트 두 장이 보이지 않았다.
“아, 설마... 안 가져왔나.”
지오는 인상을 찡그리며 가방 속에 든 내용물을 죄다 꺼내기 위해 가방을 거꾸로 뒤집어 탈탈 털었다. 아 씨, 쓰레기 존나 많네.
대충 빈 가방을 바닥에 놓고 책상 위에 쏟아놓은 것들을 가운데로 슬슬 모아놓는데 눈에 띄는 붉은색 작은 종이 쪼가리가 뒤집혔다.
몇 시간 전 오나전이 책상 위로 던진.
치킨 쿠폰.
“하, 씨발....”
언제 진정됐냐는 듯 다시 열이 오르는 두 눈을 가렸다.
누굴 거지로 아나. 아니, 당연히 조롱하려고 그런 거겠지. 몇 년째 질리지도 않는지.
유치한 새끼.
그 유치한 새끼의 도발에 눈 뒤집힌 저도 저였지만.
보나 마나 책상 뒤집을 때 가방으로 들어온 모양인 쿠폰을 잡아 잘게 찢으며 지오는 꾹 다문 입을 뒤틀어 웃었다.
오나전이 저렇게 굴 수 있는 것도 아주 조금 남았으니까.
조금만 더 참아주지.
아주 사납게.
전력60분 주제 닭으로.
닭은 영어로 치킨이니께 ^.^
쓰기 전에도 생각했지만 쓰니까 나전이가 더더욱 재수털려서 엎을까 고민했던 '~')a
그래도 치킨쿠폰 열장 꾸역꾸역 모아서 주다니 나전이 참으로 정성스럽게 재수없는놈인...(칭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