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이면 세모와 아이들 아빠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을거 같아서 볼링장 다녀오면서 풀었던 썰.
"도운, 우리 볼링 치러 갈까?"
시작은 툭 던져진 리모의 제안으로부터였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또봇의 업그레이드 방향성에 고민하다 대학 땐 어떻게 그리 아이디어가 솟아나올 수 있었는지 리모와 함께 한숨을 쉬던 도운에겐 꽤나 뜸금없는 말이였다.
"아니, 갑자기 왠 볼링이야?"
"대학시절하니까 말이야, 그 땐 볼링이나 당구 치려고 자체휴강 잡은날도 많았잖아."
"아... 그랬었지. 그땐 그게 왜그렇게도 재미있었는지."
선배들 따라 함께 갔다가 그대로 맛을 들여서 리모와 함께 주구장창 볼링장과 당구장을 돌았던 기억에 도운이 웃으며 맞장구를 치자 리모가 마주 씩, 하고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어깨 뒤 밖을 가리켰다.
"그래, 그 생각이 나니 갑자기 치고 싶어지는게 아니겠어? 계속 앉아서 나오지 않는 아이디어 짜내느니 기분도 전환할겸 오랜만에 어때?"
"하긴, 그것도 그래. 볼링장에 발딛여본지 오래라 그때 실력은 나오지 않을거 같지만. 아이들도 집에 있으니 데리고 갈까? "
"그래! 아이들이 좀 배우고 나면 팀 나눠서 오랜만에 단체전 해보는건 어떨까?"
그 말과 함께 들뜬 마음으로 벌떡 일어난 리모가 거실에서 모여 놀고 있는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처음엔 도운과 둘이 단촐하게 가려는 생각이였지만 볼링은 원래 단체전이 재미있는 법이니까!
게다가 자세 교정에 권장되는 스포츠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되어줄거란 생각에 이거야 말로 1석 3조가 아닌가 싶어 리모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걸었다.
이후에 어른조(네옹,헤라,노박사님 포함) 어린이조 나눠서 했는데 어린이조가 수월하게 이기는걸로ㅎㅎ...
온달이는 공을 그냥 굴리는데 적중률이 꽤 좋았으면 좋겠다.
리모는 볼링실력이 많이 떨어진건지 자꾸 거터에 빠져서, 의외로 감이 안떨어져서 높은 점수를 기록한 도운이 자세를 잡아주고 경로를 잡아주고. 나중엔 실력을 되찾아서 높은 점수를 기록하게 되는데 이기는 날이면 기쁨의 특별요리를 시전한다.
덕분에 세모는 아빠가 이기길 바라지 않는다.
하루는 차부자 권부자만 함께 가는데 하나가 볼링공 구멍에 손가락이 걸려 손톱이 찢어져서 가족들이 엄청 놀람라면 좋겠다.
하나 본인도 놀라서 얼고 두리는 방방 뛰면서 어쩔줄 몰라하고 도운이 하나 두리를 진정시키는걸로.
같이간 리모도 매우 놀라서 안절부절 못하는데 그 틈에 세모가 얼른 카운터로 뛰어가서 손톱깍이랑 반창고 가져와서 붙여주면 좋음.
이후 볼링치러 가는 일이 있으면 가족들은 항상 서로의 손톱을 점검하는 버릇이 생기는걸로.
볼링장 가기전에 거실에 모여 서로 손톱 따각거리면 좋겠다.